근세 해적의 황금시대 가장 유명한 해적기를 가진 캘리코 잭 「존 래컴」
- 역사
- 2023. 10. 20.
캘리코 잭
'존 래컴'(John Rackham)의 어린 시절에 대해서는 거의 알려진 바가 없는데, 그가 영국인이고 1682년 경에 태어났다는 정도만 추정할 수 있다. 그는 이름보다 '캘리코 잭'이라는 별명이 더 유명한데, 그것은 그가 '캘리코'(옥양목) 천으로 만든 옷을 입고 다녔기 때문이라고 한다. 존은 바하마 일대에서 활동한 영국 해적 '찰스 베인'의 휘하에서 해적 활동을 한 것 같은데, 1718년 베인의 브리간틴 함선인 '레인저호'의 병참장교로 뉴프로비던스 섬에 있었다는 기록이 남아있다. 이 시기 영국의 왕 '조지 1세'가 해적들에게 사면을 제안하는 명령을 내렸는데, 베인과 그의 부하들은 이에 저항하다가 체포되었고, 결국 사면을 받아들여 해적을 그만두게 된다. 그러나 이내 다시 해적질을 시작하였고, 바하마와 자메이카 인근을 배회하며 약탈을 일삼았다. 그러던 중 윈드워드 해협 인근에서 프랑스의 군함과 마주쳤는데, 베인은 체급차이를 이유로 들어 퇴각할 것을 명령하였지만, 존이 큰 배를 털면 더 많은 전리품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며 해적들을 선동하였다. 해적단의 91명의 해적들 중에 15명만이 베인의 의견에 찬성하였는데, 선장의 권한을 들먹이며 후퇴를 강제하였다고 한다. 결국 존을 중심으로 한 이들이 투표를 통해 베인 대신 존을 새 선장으로 세웠고, 베인과 그를 지지하는 15명은 배를 한 척 제공받아 해적단에서 쫓겨나게 된다.
캡틴 잭
베인을 겁쟁이 취급하며 쫓아낸 존이었지만, 실상 본인은 해안 인근에서 소형 선박을 약탈하며 경력을 쌓았다. 그는 소형 '슬루프'를 타고 다니며 해적질을 하였는데, 주로 원양 어선이나 홀로 다니는 상선들을 습격하였다고 한다. 이 해 말에 자메이카에서 소형 선박인 '킹스턴 호'를 나포하여 기함으로 삼았는데, 이것이 표적이 되어 이듬해인 1719년에 쿠바에서 현상금 사냥꾼들에게 따라 잡히게 된다. 존의 해적단은 쿠바의 작은 항구에서 스페인 군함에 의해 포위되었는데, 그는 밤중에 자신의 배를 버리고 나포한 작은 배로 갈아타는 데 성공하였고, 그 배가 포격을 받는 동안 조용히 빠져나가는 데 성공하였다. 큰 위기를 넘긴 존은 해적 생활에 회의감이 들었던 것 같은데, 그는 해적단을 이끌고 나소로 가서 사면을 받고 해적 생활을 청산하였다. 이때 그는 나소의 술집에서 '앤 보니'와 만나게 되었는데, 두 사람은 곧 불륜관계가 되었고, 그녀의 남편인 '제임스 보니'에게 이혼을 요구하다 실패하자 앤을 데리고 도피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앤은 남장을 하고 선원으로 생활하였으며, 존은 다시 해적 생활을 시작하였고, 앤이 임신하자 쿠바로 데려가 아이를 낳게 한다.
두 여해적과 존의 최후
아이를 낳은 앤은 다시 존의 해적단에 합류하였고, 이때 앤은 제임스와 이혼하고 존과 다시 결혼하였다고 한다. 그리고 이들은 해적 '메리 리드'와 만나 합류하게 되었는데, 메리도 앤처럼 남장을 하고 해적 생활을 하였기 때문에, 아무도 그녀가 여자인지 알지 못 했다고 한다. 그러나 앤은 메리에게 매력을 느껴 자신이 여자라고 고백하였고, 메리도 자신이 여자라고 밝히면서 서로 여자라는 것을 알게 되었으며, 앤과 메리의 관계에 질투를 느낀 존을 설득하기 위해 존도 메리가 여자인 줄 알게 되었다고 한다. 1720년 존은 해적단을 이끌고 나소에 잠입하였고, 영국의 무장 슬루프인 '윌리엄 호'를 탈취하는 데 성공하여, 그 배를 타고 자메이카 인근에서 해적질을 재게 하였다. 이에 바하마 총독인 '우즈 로저스'가 존을 다시 해적으로 선포하고, 해적 사냥꾼인 '조나단 바넷'을 보내 그를 체포하도록 하였다. 존의 해적단은 자메이카 서쪽 끝에서 약탈 성공을 자축하며 럼에 취해 있었다고 하는데, 조나단이 이곳을 급습하여 이들을 모두 체포하였다. 이때 존은 술에 취해 휘하의 해적들과 선창에 숨어있었고, 앤과 메리, 그리고 한 명의 남자만이 저항했다고 한다. 이후 존은 '스패니시 타운'으로 이송되어 재판을 받았으며, 존과 해적들은 모두 교수형을 선고받았지만, 앤과 메리만은 임신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형이 유예되었다. 이후 존은 '포트 로얄'에서 처형되었으며, 그의 시체는 포트 로얄 정문 인근의 아주 작은 산호섬에 아직까지도 전시되어 있다고 한다. 존은 그 자신보다 그의 해적기가 더 유명한데, 흔히 알려진 해골을 중심으로 아래에 두 자루의 칼이 교차된 해적기는 바로 그가 고안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