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그리스 신화의 명계의 지배자 「하데스」
- 역사
- 2023. 1. 6.
지하세계의 왕 하데스
'하데스'는 '제우스'와 '포세이돈'과 같이 '크로노스'와 '레아'의 자식이다. 크로노스는 자신이 쓰러트린 아버지 '우라노스'처럼 자신도 자식에게 쫓겨난다는 예언을 듣고는 자식을 낳을 때마다 삼켜버렸다. 보다 못한 레아는 막내인 제우스를 낳으면서, 제우스를 몰래 숨겨놓고 대신 바위가 새로 태어난 아이인 것처럼 크로노스를 속여서 삼키게 한다. 후에 장성한 제우스는 크로노스를 타도하기 위해 형제들의 힘을 빌리기로 하면서, 크로노스에게 구토제를 먹여 형제들을 크로노스의 뱃속에서 다시 세상으로 데리고 나오게 된다. 사실 아버지를 몰아내고 아들이 권력을 승계하는 것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고대시대부터 근대시대까지 종종 있는 일이었다. 뿐만 아니라 할아버지인 우라노스부터 아버지 크로노스에 이어 아들인 제우스까지 비슷한 식으로 승계하는 것을 보면 집안 내력인 것 같다. 그리하여 '티타노마키아'에서 승리한 일가가 그리스 세계를 손에 넣게 되는데, 하데스와 포세이돈, 제우스 3형제는 누가 하늘과 바다와 지하세계를 통치할 것인가 하는 문제로 대립하게 되었다. 일설에 의하면 크로노스가 삼킨 순서에 따라 반대로 토해 냈기 때문에 형제의 순서가 바뀌었다고도 하고, 혹은 지배할 장소를 고르기 위해서 싸웠다고도 하는데, 그냥 제비 뽑기로 정했다고도 한다. 그리하여 제우스는 하늘, 포세이돈은 바다, 하데스는 지하세계인 명계의 지배자가 되었다. 당시 그리스에서는 하데스라는 말은 죽음 그 자체를 의미하기도 하여 불길하다 여겨져 직접 거론하는 것을 꺼렸는데, 땅 속에서는 각종 귀금속이나 광물이 나온다는 것을 생각해서, 이중적인 의미로 '플루토스'(넉넉하게 하는 자) 혹은 '플루토'라고도 불렀다고 한다. 로마에서는 '오르쿠스'라고 불리었으며, 그리스의 영향을 받아서 '플루톤'이나 '디스 파테르'(부유한 아버지)라고 부르기도 하였다고 한다.
명계의 문지기
하데스는 지하세계에 거주하기 때문에 올림포스 12신의 범주에 포함되지는 않는다고 한다. 이는 바다에 사는 포세이돈도 마찬가지로, 기본적으로 올림포스에 있는 황금옥좌에 앉지 않기 때문인 것 같다. 그러나 하데스도 제우스나 포세이돈 못지않은 힘을 가지고 있는데, 그가 가지고 있는 '퀴네에'라는 투구를 쓰면 모습을 감출 수 있어, 그는 이 투구를 쓰고 티타노마키아 때 크로노스의 무기를 숨기는 등 활약을 하였다. 뿐만 아니라 '바이던트'라는 끝이 두 갈래로 나뉜 창을 무기로 사용하였다고 한다. 하데스의 지하세계는 기본적으로 죽은 자들의 세계였기 때문에 자연적으로 산 자들의 세계에 사는 신들과는 별로 사이가 좋지 않았던 것 같다. 하지만 지하세계로 주민들을 꾸준히 보내주는 '아레스'와는 사이가 좋았다고도 한다. 이런 지하세계인만큼 아무나 함부로 들락날락하면 안 되었기 때문에, 명계를 지키는 수문장이 있었다. '케르베로스'는 '티폰'과 '에키드나'의 자식으로, 3개의 머리와 뱀의 꼬리를 가지고 있는 개로, 각각의 머리에서 화염, 냉기, 암흑, 맹독을 뿜어냈다고 한다. 무시무시하게 묘사되고 있긴 하지만 하데스와 같이 지하세계에만 있기 때문에 신화에 자주 등장하지는 않으며, 대체로 문지기로서 한심한 모습들을 보여준다. '오르페우스'가 죽은 아내인 '에우리디케'를 찾아서 명계로 갔을 때는, 오르페우스의 수금 소리에 무력화되었으며, '헤라클레스'는 그냥 힘으로 케르베로스를 끌고 다닌다. 묘사는 아주 무시무시하지만 귀여운 멍멍이 취급이 되고 있는 것 같다.
명계의 안주인
하데스가 주역으로 이야기에 가장 핵심인물로 등장하는 것은 바로 아내인 '페르세포네'를 얻는 이야기 일 것이다. 이 신화도 몇가지 버전으로 나뉘어 있는데, 주로 하데스가 페르세포네를 명계로 데리고 가는 부분이 다르다. 하데스가 페르세포네를 보고 반해서, 페르세포네의 아버지인 제우스에게만 허락을 받은 후 일방적으로 데리고 돌아갔다는 이야기도 있고, 하데스가 지하세계를 순찰하기 위해 돌아다니다가 발견한 땅의 갈라진 틈으로 지상으로 나갔는데, 평소에 하데스와 사이가 안 좋았던 아프로디테가 그 순간을 놓치지 않고 에로스에게 명령하여 금화살로 하데스를 페르세포네와 사랑에 빠지게 하여 납치하였다고 하기도 한다. 결과적으로 페르세포네는 지하세계로 납치되었고, 그 사실을 모르고 있던 그녀의 어머니인 풍요의 여신 '데메테르'가 딸을 찾아다니느라 지상이 황폐해졌다고 한다. 이에 곤란해진 제우스는 신들이 전령인 '헤르메스'에게 하데스를 찾아가 사정을 전하고 페르세포네를 다시 지상으로 데려오게 하였다. 하데스는 페르세포네를 돌려주기 싫었고, 지하세계의 음식을 먹으면 지하세계에 살아야 한다는 규칙을 이용하기 위해, 페르세포네에게 석류를 먹였다고 한다. 그래서 페르세포네는 지상에서 어머니인 데메테르와 함께 살다가 연중 일정기간 동안 지하세계에서 하데스와 살게 되었다고 하며, 이로 인해 데메테르의 심기의 변화에 따라 봄, 여름, 가을, 겨울의 계절이 생겼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