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사람들이 생각한 시각
- 과학
- 2023. 2. 21.
고대 이집트인이 생각한 빛과 눈의 관계
우리가 일상적으로 하는 경험을 떠올려보면, 밝은 곳에서는 물건이 보이고, 어두워지면 물건이 보이지 않게된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또한 눈을 뜨면 물건이 보이고 눈을 감으면 물건이 보이지 않게 되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고대 사람들은 이 당연한 2개의 일상 체험 사이에서 관계성을 추론하여, 이를 기점으로 시각의 원리를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가 그들의 시각의 원리에 대한 생각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지금 가지고 있는 과학적 지식을 배제하고, 일상 생활에서 느끼는 감각을 바탕으로 상상력을 발휘해보는 것이 좋을 수도 있습니다. 고대 이집트에서 작성된 토리노 파피루스라는 고문서가 있습니다. 이 문서는 이탈리아의 토리노 박물관에서 발견된 것이지만, 원래는 이집트 신왕국 시대의 기원전 1300년경에 쓰여진 것으로, 고대 이집트 역대의 왕명이나 통치내용 등이 기록된 것 입니다. 시대적으로는 람세스 2세 때가 되는데, 이 고문서에 태양신 라의 말로 '나야말로 눈을 여는 자이다. 그 눈을 열면 빛이 있다. 그 눈을 닫으면 어둠이 찾아온다'라는 내용이 적혀 있습니다. 라가 눈을 뜨는 것은 일출을, 눈을 닫는 것은 일몰을 의미합니다. 고대 이집트인들에게 빛은 태양신 라의 눈빛이었습니다. 라의 오른쪽 눈은 태양을, 왼쪽 눈은 달을 상징했습니다. 태양과 눈을 연관시키는 신화는 고대 이집트뿐만 아니라 전 세계 여러 곳에 있습니다. 일본 신화에 등장하는 태양을 상징하는 아마테라스 오오미카미는 고사기에서 천지 개벽의 마지막에 태어난 이자나기의 왼쪽 눈에서 태어난 것으로 기록되고 있습니다. 또한 이자나기의 오른쪽 눈에서 태어난 것이 달을 상징하는 츠쿠요미라고 적혀 있습니다.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가 생각한 시각의 구조
고대 그리스 신화의 태양신은 헬리오스입니다. 헬리오스는 세계의 동쪽 끝에 살고, 아침이 되면 태양의 전차(날개를 가진 4마리의 말에 끄는 불꽃의 마차)를 타고 서쪽 끝까지 달려갑니다. 그런 다음 헬리오스는 전차와 함께 황금 배를 타고 하룻밤 동안 서쪽 끝에서 동쪽 끝으로 돌아갑니다. 고대 그리스 신화에서는 태양신 헬리오스가 동쪽에서 서쪽으로의 이동하는 것이 일출과 일몰이었습니다. 많은 고대 사람들이 그렇듯이, 고대 그리스 사람들도 세상이 신들에 의해 만들어졌다고 생각했습니다. 이윽고 지중해 연안에 도시가 번성하게 되면서, 주변 국가로부터 많은 사람들이 방문해, 이문화 교류가 진행되게 되었습니다. 그러자 지금까지 사람들이 믿었던 세계관과 가치관이 무너지기 시작하여 다양한 생각들이 대두되고 혼란스러웠졌습니다. 고대 그리스 사람들에게는 그들이 지금까지 믿었던 올림푸스 신들의 신화에 대한 의존도가 낮아져가게 되었습니다. 그런 가운데 세계의 성립과 구조에 대해 신이나 종교에 의존한 것이 아닌, 누구에게나 합리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대답이 요구되게 되었고, 이것이 철학이 되었습니다.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들은 보편적인 진리를 추구하기 시작했습니다.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들은 사람들이 무언가를 볼 수 있는 것, 즉 시각의 구조에 대해서도 진리를 추구했습니다. 그러나 이 시대는 사람의 몸의 구조에 대해서 아직 잘 알지 못했고, 빛에 대한 과학적인 지식도 충분하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익숙한 현상과 경험에서 느끼는 감각을 가지고 추론하였습니다. 고대 그리스에서 생각한 시각의 구조에는 2개의 설이 있었습니다. 하나는 엠페도클레스 등의 4원 소설을 외친 철학자들이 생각한 'Emission theory'이며, 다른 하나는 데모크리토스 등의 원자론을 외친 철학자가 생각한 'Intromission theory'입니다.
Emission theory에 의한 시각의 구조
엠페도클레스는 사랑과 아름다움과 성의 여신 아프로디테가 불, 물, 흙, 공기의 4원소로부터 인간의 눈을 만들고, 눈으로 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눈 속에 불을 켰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는 눈 속에 있는 불이 눈 밖으로 빛을 내보내고, 이 빛에 의해 시각이 생긴다고 생각했습니다. Emission theory를 주장한 철학자들은 우리가 물건을 볼 수 있는 것은 눈이 빛을 내고 그 빛이 물건에 닿아 돌아오기 때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벽 건너편이 보이지 않는 것은 눈에서 나온 빛이 벽에 막혀서 물체에 닿지 않기 때문입니다. 빛이 물건에 도달하기 전에 너무 약해지기 때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만약 눈 속의 불에서 나온 빛이 시각을 만드는 것이라면, 어둠 속에서는 보이지 않는다는 것을 설명할 수 없습니다. 물론 그들도 물건을 보려면 태양과 같은 광원의 빛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고있었습니다. 그러나 태양의 빛만으로 시각이 생긴다고는 생각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러므로 그들은 눈이 보이는 것은 눈 속의 불에서 나오는 빛과 태양과 같은 광원에서 나오는 빛의 상호 작용으로 인한 것이라고 결론 내립니다. Emission theory에 의한 시각의 해석은 내면의 빛과 외부의 빛이 일체가 되어 시각이 생기는 것 입니다. 즉, 시각은 물리적인 장치로서의 눈에 의한 기계적이고 수동적인 작용만으로 생기는 것이 아니라 정신적이고 능동적인 작용으로 생기는 것으로 생각되었습니다.
Intromission theory에 의한 시각의 구조
데모크리토스를 비롯한 원자론자들의 사고방식은 유물론적이고 기계론적이었습니다. 그러므로 Emission theory처럼 정신적이고 능동적인 작용이 있어 시각이 생긴다고는 생각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원자론자들은 우리가 물건을 볼 수 있는 것은 물건의 표면에서 외피나 막과 같은 것이 벗겨져 눈에 들어가기 때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물건을 보고 있는 눈동자를 들여다보면, 눈동자 안에 물건이 비치고 있는 것이 그 증거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들은 벽의 다른 쪽이 보이지 않는 것은 물체에서 벗겨진 것이지만 벽에 가로막혀 눈에 닿지 않기 때문으로, 멀리있는 것이 흐려져 보기 어려워지는 것은 눈에 닿기까지 여러가지 물건에 부딪쳐 어긋나기 때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Emission theory에서는 산같이 눈보다 큰 것의 껍질이나 막 같은 것이 어떻게 눈 안에 들어가는가 하는 반론이 있었습니다.
Emission theory가 주류
Intromission theory은 시각을 생각하기 위해 물건에서 반사된 빛이 눈 속에 들어간다는 빛과 눈의 기본적인 관계를 직관적으로 설명한 것으로 생각되어 집니다. 그렇게 생각하면 Intromission theory에서 말하는 바깥 껍질과 막은 망막에 상을 맺게하는 광선으로 해석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현재 살아있는 우리가 시각에 대한 지식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말할 수 있는 것 입니다. 당시에 눈보다 큰 물체의 피부나 막과 같은 것이 어떻게 눈에 들어가는가 하는 반론이 있었다는 것을 보면 피부나 막은 광선과는 다른 것을 의미하고 있습니다. 한편 Emission theory은 플라톤을 비롯한 많은 철학자들에 의해 지지되었습니다. 그러한 이유로는 데모크리토스 등의 원자론학자의 유물론적, 기계적인 생각이 고대 그리스 철학계에서 비주류였기 때문인 것 입니다. 원자론자들은 이 세계에 존재하는 것이나 일어나는 사건은 모두 필연의 결과로, 그 대상은 인간의 사고나 행동에까지 미친다고 생각했습니다. 인간의 육체는 원자로 이루어져있기 때문에, 인간의 사고나 행동이 미래에서 어떻게 될지는 미리 정해져 있어, 그대로 된다고 생각한 것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기계론적 사상이 반대로 원자론자들이 자신의 생각의 널리 유포하는데 방해가 되었습니다. 실제로 후대의 고대 그리스 철학은 플라톤을 비롯한 인간주의적인 사상이 주류가 되었습니다. 원자론이 봉인되어 사원소설이 지지되게 된 것과 마찬가지로 Intromission theory은 봉인되어 Emission theory이 지지되어 가게 되었을 것입니다. Emission theory은 눈이 빛을 밖으로 쏘아내고 있다는 재미있는 이론입니다만, 이 이론이 발전함에 따라 시각의 구조에 대한 의문이 점점 풀려나가게 됩니다.